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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억 들인 태양광 무인기, 성층권 두 번 띄우고 창고로 EAV-3 지난여름 ‘구글도 못한 성층권 90분 비행에 성공했다’며 화제가 됐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태양광 무인기가 창고에서 먼지만 쌓여 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우연이 최근까지 만든 태양광 무인기는 모두 두 대다. 이 중 지난해 처음 성층권에 도달한 뒤 바로 내려왔던 한 대는 대전 항우연 건물 내부에 비공개 전시 중이며, 최근 성층권에 올라갔던 나머지 한 대는 해체해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태양광 무인기 개발에는 2010년부터 최근까지 정부 연구개발(R&D) 자금 83억원 등 총 15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정부의 추가 지원도, 항우연 자체 예산 투입도 계획에 없다. 더 이상의 기술 진전이 없다면 비행기 두 번 띄우는 데 150억원을 썼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항우연은 지난 8월 25일 대기가 희박한 고(高)고도에서 태양에너지만으로 비행하는 태양광 무인기(EAV-3)가 고도 18.5㎞의 성층권에서 90분간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항우연은 EAV-3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고도 18㎞ 이상의 성층권에 진입한 태양광 무인기라며 장기 체공 태양광 무인기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또 구글과 페이스북, 러시아, 중국 등이 태양광 장기 체공 무인기를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 성층권 비행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항우연의 기술 우위를 강조했다. 당시 “태양전지와 배터리의 효율이 높아진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항우연은 “성층권에서 수개월씩 체공하는 태양광 무인비행기를 이용해 불법 조업 외국 어선 감시와 농작물 작황 관측 등을 보다 쉽게 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홍보했다. 첨단기술을 자랑했던 항우연의 태양광 무인기가 왜 창고 속에 처박혀 버렸을까. 항우연 측은 “태양광 무인기의 핵심은 배터리에 있는데 배터리 기술에서 벽에 부딪혔다. 더 연구개발을 하고 싶지만 정부 예산 지원도 더 이상 따내지 못해 아쉬운 측면이 많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항우연은 애당초 배터리 기술 개발은 하지도 않았다. 태양빛으로 무인기의 동력을 만드는 태양전지는 기술력 세계 1위의 미국 선파워,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는 미국 전기차 테슬라가 사용하고 있는 일본 파나소닉 제품을 썼다. 정작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지구 한 바퀴를 돈 스위스의 1인승 태양광 비행기 솔라 임펄스2는 한국 중소기업 코캄의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했다. 더군다나 항우연 태양광 무인기는 지상에서 기존 전기시스템 플러그로 배터리를 충전한 뒤 그 힘으로 성층권까지 올라갔으며, 해가 지기 전에 하강을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항우연 무인기가 최종 목표대로 성층권에서 수개월씩 체공하기 위해서는 낮에 태양전지로 생산한 전기를 배터리에 비축해 햇빛이 없는 밤에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출연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배터리나 태양전지를 개발한 것도 아니고 태양광 무인기 세트 기술을 완성한 것도 아닌 상태에서 연구개발을 종료한 것은 국가 연구개발비를 낭비한 전형적인 사례”라며 “태양광 무인기의 성격상 항우연이 독자 기술로 개발할 수 없었다면 관련된 여러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해 연구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권현준 미래창조과학부 거대공공연구정책과장은 “태양광 무인기 사업은 미래부 출연금이 지원되긴 했지만 국책 연구과제가 아닌 항우연 자체 연구개발 사업”이라며 “항우연 원장의 판단으로 종료한 사업을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또 “항우연은 배터리가 아니라 비행체를 개발하는 곳”이라며 “초경량 구조물 설계기술, 고고도 프로펠러 설계기술 등 항우연이 목표로 한 것은 다 수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우연의 무인기처럼 특별한 성과 없이 연구개발을 마치거나 축소된 사례는 정부 출연연들의 고질병이다. 심지어 대통령이 주재하는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조차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를 통한 미래 먹거리 창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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