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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국회 운영위의 대통령 비서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우병우 민정수석을 출석시키지 않겠다고 합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역대 민정수석은 국감에 안 나가는 게 관례이고, 관례대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민정수석이 국감에 나가지 않는 관례는 이미 김대중 정부 시절 신광옥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깨졌습니다. 2003년 당시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돼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기자들이 이전 정부에서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한 경우가 있었다고 질문하자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참여정부에서는 되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안 되는 증인 출석

▲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2003년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던 문재인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 이종호 2003년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은 "대검찰청 국정감사", "재정경제위 국정감사", "국회운영위 대통령 비서실 국정감사" 등 3차례나 국정감사장에 출석했습니다. 이 정도면 아예 민정수석의 국정감사 불출석 관례는 사라졌다고 봐야 합니다.

2006년 전해철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도 대통령 비서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한나라당은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사퇴 종용 의혹 당사자로 전 수석을 지목했고, 증인 출석을 놓고 파행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 수석은 국감에 나와 관련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했습니다.

2013년에는 홍경식 민정수석에 대한 국감 증인 출석 요구가 있었습니다.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은 관례라며 홍 수석의 불출석을 당연하듯 말했습니다. 그런데 2003년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증인으로 채택될 때 법사위원장은 김기춘 의원이었습니다.

갑자기 바뀐 정진석, "우병우 국감 출석은 꿈도 꾸지 마라"

▲ 국감장 들어온 정진석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부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청와대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국감 증인 불출석을 관례라며 거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여정부 5년 동안 민정수석이 네 번이나 국감에 나갔다면, 그것은 더 이상 관례가 될 수 없습니다.

새누리당은 우 수석에게 제기된 의혹은 말 그대로 의혹일 뿐 밝혀진 것이 없고, 아직 검찰 수사 중이기 때문에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참여정부 시절 문재인 민정수석에게 쏟아졌던 의혹도 말 그대로 의혹이었고, 관련 사건들도 검찰 수사가 진행됐었습니다. 그때와 지금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김재수 장관 해임 건의안 사태 이후 바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원래 정진석 원내대표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퇴진을 촉구했었습니다. 지난 7월에도 "민정수석의 국회 운영위 불출석 관행을 양해해 주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국회 파행 이후 "우병우 국회 출석은 꿈도 꾸지 말라"며 돌변했습니다. 지난 10일 오전에는 "(국감 증인 채택은) 여야 간의 협의절차, 절차적 정당성을 매우 중요하게 해야 한다"면서 "누구처럼 강행 처리할 생각 없다. 여야 간 협의를 거쳐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정진석 원내대표의 이 발언은 사실상 우병우 민정수석의 국감 불출석을 허락하겠다는 뜻으로 봐야 합니다.

채동욱은 되고, 우병우는 안 된다는 박 대통령의 속사정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마음이 바뀐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 때문입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월 19일 "우병우 의혹"에 대해 "근거 없이 의혹을 부풀리는 것은 무책임하고, 국민단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국론을 결집하고 어려운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협력하고 단합해야 할 때"라며 우 수석을 감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 때는 "공직자는 오로지 청렴하고 사생활이 깨끗해야 한다. 사정기관 총수인 검찰총장의 경우 더더욱 사생활과 관련된 도덕성 의혹이 제기되면 스스로 해명하고 그 진실을 밝힐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채동욱 검찰총장은 측근이 아니었고, 우병우 민정수석은 측근입니다. 특히 "정윤회 문건 파문" 등을 수습하면서 자신의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다 알고 있는 측근인 우병우 수석이 국감장에 나가서 입 한 번 잘못 열면, 바로 레임덕이 올 수도 있습니다.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국감 증인 불출석을 관례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는 정권을 지키기 위한 억지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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