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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뉴스]

한때 뉴욕 메츠의 주장이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했던 3루수 '캡틴 아메리카' 데이빗 라이트(35·뉴욕 메츠)가 2016년 5월 28일 이후 852일 만에 빅리그 복귀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4일 후에 열리는 홈 경기를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팬들은 더이상 그가 선수로서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된다.

라이트는 14일(한국시간) 열린 기자 회견에서 남은 시즌 계획에 대해 밝혔다. 라이트는 올 시즌 마지막 홈 6연전이 시작되는 오는 26일 부상자명단에서 복귀한다. 그리고 나흘 뒤에 열리는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3루수로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이날은 라이트가 메츠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는 마지막 경기가 될 확률이 높다.

이날 라이트를 포함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관계자 가운데 '은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날 라이트가 한 말과 행동은 여러모로 그의 은퇴를 암시한다.

라이트는 "내가 느끼는 몸 상태와 의료진이 내게 말했던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신체적으로 개선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나는 (9월 이후 뛸)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라이트는 애써 밝게 웃으며 등장했지만, 기자회견 시작부터 메모장을 본다는 핑계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 끝내 그는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이자, 인격자

라이트는 버지니아주 노퍽시에서 경찰관인 론 라이트와 엘리사 라이트 부부가 낳은 네 형제 중 첫째로 태어났다. 고교 시절부터 전미 고교 올스타팀에 선발되는 등 버지니아주를 대표하는 아마추어 야구선수로 꼽히던 라이트는 졸업 후 조지아 공대에 입학 예정이었으나,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8번째에 그를 지명한 메츠와 계약을 맺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3년간 착실히 기량을 닦은 라이트는 2004시즌을 앞두고 유력 매체 <베이스볼아메리카>에 의해 MLB 유망주 랭킹 21위에 선정됐고, 그해 더블A와 트리플A에서 91경기 동안 타율 .341 18홈런 57타점을 기록하며 마이너리그를 폭격했다. 그해 여름,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타율 .293 14홈런 40타점 OPS .857이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5시즌 라이트는 160경기 27홈런 102타점 17도루 타율 .306 OPS .912를 기록하며, 전국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야구선수로서의 라이트를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라이트는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시즌 동안 3할 타율을 7번, 20홈런을 6번, 20도루를 3번 기록했다. 특히 2007년에는 30홈런 30도루를 동시에 달성하기도 했다.

또한 라이트는 NL 3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2년 연속 수상할 만큼 뛰어난 수비 실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와 동시에 10년 평균 출루율이 .382에 달할 정도로 빼어난 선구안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 중 한 명이었던 것은 단지 야구 실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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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는 준수한 외모와 그에 못지 않은 인품을 갖추고 있었다. 일례로 경기가 끝난 후 그가 사인을 요청한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느라, 셰이스타디움의 불이 꺼지지 않았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한편, 그는 야구 외적으로도 다양한 곳에 기부 활동을 이어왔다. 이렇듯 실력과 인품을 두루 갖춘 덕분에 라이트는 '공식 주장'으로 임명되어 선수단을 이끌어왔다.

공식 주장 임명은 메이저리그에선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라이트는 구단으로부터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뉴욕 메츠를 이끈 주장,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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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는 WAR(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 50.4승, 6869타석, 5996타수, 949득점, 1119타점, 1777안타, 2루타 390개, 761볼넷에서 모두 프랜차이즈 역사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기록인 홈런은 242개로 2위, 도루는 196개로 4위다. 이 정도면 거의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기록을 라이트 혼자 보유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놀라운 점이 있다면 이 기록의 대부분이 초창기 10년간 쌓은 업적이란 것이다. 당시 라이트의 나이는 만 30세였다. 2013년 이후부터 그를 은퇴로 내몬 척추관 협착증과 그로 인한 합병증에 시달리지만 않았더라면, 라이트는 이른 은퇴를 하지 않았을 것임은 물론이거니와 지금보다 두 배에 가까운 누적 기록을 쌓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말해, 그는 메츠 역사상 최고의 타자였다. 이런 라이트가 뉴욕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메츠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 그를 전국적인 스타로 만들어준 것은 국가 대항전에서 보인 헌신 때문이기도 했다. 라이트는 당대 메이저리거 가운데 누구보다도 국가 대항전에 열심히 참가했던 선수였다.

그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3차례(2006년, 2009년, 2013년) 참가해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다.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09년 푸에르토리코전 9회 끝내기 안타와 2013년 이탈리아전에서의 만루홈런, 그리고 푸에르토리코전 5타점 경기다. 이런 국가 대항전에서의 활약으로 붙은 별명이 바로 '캡틴 아메리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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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라이트조차도 척추관 협착증(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각종 원인으로 인해 짓눌려 허리나 팔다리에 통증 또는 신경 이상을 보이는 병. 2014년 시작된 허리 통증뿐만 아니라 2016년 목 디스크 수술, 2017년 어깨 충돌 증후군은 모두 척추관 협창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이란 병만큼은 이겨낼 수는 없었다.

오는 26일부터 4일간 메츠팬, 그리고 메이저리그 팬들은 라이트가 뛰는 마지막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30일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그가 현역으로 뛰는 것을 볼 수 없다. 오랫동안 그의 팬이었던 필자는 머지않은 미래에 이런 날이 오게 될 것이란 점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못내 쉽지 않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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