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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다르(좌)와 김은섭(우) / 사진=우리카드 배구단 제공

[장충=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잘할 수 있는 것이 배구밖에 없었다"

절실함을 안고 코트에 돌아온 김은섭이 개막전 깜짝 스타로 등극했다.

우리카드는 19일 오후 7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의 홈 개막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18 25-22 30-28)으로 승리했다. 우리카드의 창단 첫 개막전 승리였다. 장충체육관은 우리카드 홈팬들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그리고 그 함성의 대부분은 김은섭을 향했다. 이날 김은섭은 블로킹 4개를 포함해 6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1세트 초반과 2세트 초반 각각 2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우리카드가 기세를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사실 배구팬들에게 김은섭은 낯선 이름이다. 김은섭은 지난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딛었다. 2m11cm의 큰 신장과 빠른 몸놀림은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레프트, 라이트, 센터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어느 포지션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지난 몇 년간은 코트를 떠나 방황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랬던 김은섭은 2016-2017시즌을 앞두고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었다. 무려 40여 일의 테스트를 견뎌낸 끝에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김상우 감독은 "지난 시즌 백업 센터가 부족해 눈여겨보고 있었다. 많이 방황했던 선수"라며 "몇 년을 마음잡지 못하고 힘들어 했다.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절실함으로 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그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주전 센터 박상하가 컵대회에서 발목을 다치면서 김은섭에게 선발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김상우 감독의 기대대로 김은섭의 절실함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경기 뒤 인터뷰실에 들어온 김은섭은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승리 소감을 묻자 "아직도 떨린다. V리그에 다시 나왔다는 것이 행복하고 즐겁다"며 수줍게 소감을 전했다.

수줍게 승리 소감을 전했지만 김은섭이 코트 안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파이팅은 겸손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파이팅을 외치며 팀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가장 덩치 큰 선수가 앞장 서 힘을 내니 분위기가 살아날 수밖에 없었다. 김은섭은 "파이팅하지 않고 위축되면 내 스타일 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김은섭은 "솔직히 배구가 하기 싫었다. 그런데 밖에 나가보니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배구밖에 없었다"면서 "(다시 배구를 하게 된 것은) 내 판단이었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에 입단하게 된 과정에 관해서는 "처음에는 (우리카드에서) 이야기가 나왔는데, 나중에는 한 번만 받아달라고 내가 이야기했다. 감독님이 테스트를 버텨보라고 하셨고, 버텨서 팀에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상우 감독은 "2m11cm의 국내 선수가 저렇게 (빠른) 움직임이 나오기 쉽지 않다. 경기를 하면 할수록 감각이 살아날 것"이라고 칭찬했다. 박상하가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김은섭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은섭은 앞으로의 각오를 묻자 "보완할 점이 너무 많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빨라졌고 힘들다. 숙제가 많아진 것 같다"면서 "공백 기간 동안 쉰 만큼 2-3배 집중해서 이번 시즌을 확실히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목표는 하나다. 이기는 것이다. 지는 것은 누구에게든 싫다. 이겨서 팀에 도움이 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잘할 수 있는 것이 배구밖에 없었다"는 절실함을 코트에서 증명한 김은섭이 2016-2017시즌 V리그에 새로운 스타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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