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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이미지시카고 컵스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시카고 컵스가 "염소의 저주" 탈출에 한 걸음 다가섰다.

컵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6차전에서 LA 다저스를 5-0으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기록한 컵스는 1945년 이후 71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컵스는 1908년 이후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말이 1908년이지 한국사로 따지면 대한제국 순종 2년 때 일이다. 까마득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컵스는 1945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이때 컵스 팬이라면 치를 떨 일이 발생한다.

빌리 시아니스라는 컵스의 열성팬이 애완 염소와 함께 월드시리즈 4차전을 보기 위해 리글리 필드를 찾았지만, 악취가 난다는 이유로 경기장에서 쫓겨났다. 화가 난 시아니스는 "컵스는 더 이상 우승하지 못한다. 염소를 입장시키지 않는 한 월드시리즈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컵스를 저주했다. 이후 컵스는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는커녕, 아예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그 유명한 "염소의 저주"다.

최근에도 컵스의 잔혹사는 계속됐다. 2003년 컵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3승2패로 앞선 뒤, 6차전에서도 7회까지 3-0으로 앞서며 월드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경기 도중 파울볼을 관객이 건드리는 "바트만 사건"이 발생 한 뒤 거짓말 같은 역전패를 당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결국 7차전까지 패하며 허무하게 무릎을 꿇어야 했다.

이후 컵스는 바트만 사건의 빌미가 된 파울볼을 폭파시키고, 시아니스의 후손을 초대하고, 염소를 경기장에 입장시키는 등 갖가지 노력을 다해왔다. "밤비노의 저주"를 깨뜨린 테오 엡스타인 사장을 데려오기도 했다.

그리고 컵스는 2016년 10월23일. 71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며 "염소의 저주" 탈출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

한편 2016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저주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컵스가 "염소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는 것처럼, 아메리칸리그 우승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역시 "와후 추장의 저주"로 68년 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두 팀 가운데 승자는 시원하게 저주를 털어버릴 수 있지만, 패자는 또 다시 지독한 시간을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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